주식형펀드 계좌 5년새 반토막

증시 장기 침체로 국내 주식형 펀드시장도 부진을 면치 못하면서 펀드 계좌 수가 불과 5년 새 절반 수준으로 급감했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현재 국내 주식형 펀드(공모)의 계좌 수는 4천792개로 작년 말 5천309개보다 517개나 줄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계좌 수는 펀드 붐이 일었던 지난 2008년 10월 말 1만488개로 정점을 찍으며 1만개 선을 넘었지만 이후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여왔다.

다음 해인 2009년 5월 말 9천673개였던 것을 고려하면 주식형 펀드의 계좌 수는 5년4개월 만에 반 토막이 난 셈이다. 

이어 계좌 수는 같은 해 9월에 9천개 밑으로 떨어졌고 2010년 7월엔 8천개, 2012년 4월엔 7천개 선이 무너지는 등 급격한 감소 행진이 이어졌다.

하지만 국내 채권형 펀드는 2005년까지 1천개를 넘었다가 2010년 500개 선으로 떨어진 뒤 다시 늘기 시작해 지난 9월 말 현재 759개까지 증가한 상태다.

채권형 외에 혼합채권형도 꾸준히 늘어나 2천559개에 달했고 혼합주식형은 230개였다. 

전체 펀드 계좌 수는 2008년 10월 1만6천64개로 정점을 찍는 등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으나 이후 줄기 시작해 지난 9월 말 현재 1만1천944개까지 감소했다.

이런 주식형 펀드 계좌 수의 감소 추세는 장기간 국내 증시가 침체 국면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개미투자자들의 펀드 투자 열기가 급격히 식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계좌 수뿐만 아니라 2008년 말 76조원을 넘었던 국내 주식형 펀드의 설정액도 이후 급격히 줄어 지난 10월 말 현재 53조원대 초반까지 떨어진 상태다.

공모·사모를 포함한 국내 펀드 판매 잔고에서 개인투자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9월 말 현재 26.98%로 집계돼 30%에도 못 미쳤다.

최근엔 주가 급락세를 틈타 저가 매수를 노린 투자자금이 국내 주식형 펀드에 유입되고 있으나, 주가가 반등하면 대규모 환매가 이뤄지는 양상이 되풀이되고 있어 중장기적인 자금유입을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업계가 다양한 펀드상품을 개발해 내놓고 있지만 기본적으로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펀드시장의 어려움도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