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보건복지부 페북>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28일 "금년 중에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안을 만들지 않기로 했다"며 건보료 개편 논의를 사실상 원점으로 돌리겠다는 방침을 시사했다.
문 장관은 이날 오후 서울 마포구 독막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한 브리핑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고 연합뉴스가 전했다.
이에 따라 다원화된 현 건보료 부과체계의 공정성·형평성 논란을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맞춰 진행돼온 정부의 건보료 부과체계 개편안은 사실상 백지화됐다.
문 장관은 "(개편 후) 지역가입자의 건보료가 줄어드는 데에는 이견이 없겠지만 추가소득이 있는 직장가입자나 피부양자의 부담이 늘어나면 솔직히 불만이 있을 것"이라며 "연기를 하고 신중하게 검토를 하기로 고심 끝에 결정했다"고 말했다.
정부가 건보체계 개편안 마련을 중단키로 한 것은 최근 '연말정산 파문'이 커지는 상황에서, 고소득 직장인과 고소득 피부양자에게 보험료를 추가로 물리는 내용의 개편안이 나올 경우 이에 대한 반발이 커질수도 있다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직장가입자, 지역가입자로 이원화돼 서로 다른 기준으로 건보료를 부과하는 현재 기준이 공정성과 형평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에 따라 소득 중심으로 단일화하기 위해 2013년부터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을 꾸려 논의를 진행했다.
지난해 9월에는 직장가입자의 보수 외의 소득에 건보료 부과를 확대하고, 지역가입자 건보료 산정 기준에서 성·연령과 자동차 등을 제외하는 내용의 개편 기본 방향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기본 방향에 맞춰 개편되면 전체 지역가입자 80% 가량인 600만 세대 이상의 건보료가 지금보다 낮아지고, 보수 외에 추가 소득이 많은 일부 '부자 직장인'이나 연금 등의 소득이 많은 '고소득 피부양자' 등 45만 세대 가량은 건보료 인상이 불가피하다.
정부는 오는 29일 기획단 최종 전체회의를 열어 개편안을 발표하기로 했으나 이날 보류 발표에 따라 1년 반의 기획단 논의는 사실상 백지화됐다.
문 장관은 "건보료 부과체계 개선 기획단에서 논의된 자료가 2011년 자료이기 때문에 (최신 자료로) 자세한 시뮬레이션이 필요하고,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해야 할 것"이라고 결정의 이유를 밝히며 "국민을 분명히 설득시키고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충분한 논리도 필요하고 설득할 시간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장관은 건보 부과체계 개선안 마련 작업 중단에 따라 상당수 지역가입자의 건보료 인하 역시 연기되는 데 대해서는 "올해 안에라도 별도로 개선 대책을 강구해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건강보험료를 소득 중심으로 부과해 형평성 논란을 해소하려던 개편작업을 갑자기 중단한 것은 특정계층을 과도하게 의식한 '무소신 행정'이라는 지적도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은 현 정부 국정과제 중 하나로 추진돼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