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덕 교수팀 광복 70주년 맞아 조사…응답자 60%가 "우리말로 바꿔야"
"간지, 뽀록, 오케바리, 구라, 가라, 땡깡, 삐까삐까, 애매하다, 사라, 닭도리탕, 쯔끼다시, 지리, 다데기, 식대, 무대뽀, 쇼부, 와쿠, 기스, 분빠이, 공구리, 후카시, 곤색, 망년회, 견출지, 호치케스, 고참, 땡땡이무늬, 노가다, 잔업, 시말서."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 연구팀과 대한민국 홍보 대학생 연합 동아리 '생존경쟁'팀이 서울·경기 지역 남녀 대학생 각 350명을 대상으로 평소 많이 쓰는 일본어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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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결과 대학생 405명(57.9%)이 자주 쓰는 단어로 '구라(거짓말)'를 선택해 1위로 꼽혔다. 이어 애매하다(모호하다·386명), 기스(상처·283명), 간지(멋·211명), 닭도리탕(닭볶음탕·192명), 다데기(다진양념·179명), 뽀록(들통·162명), 분빠이(분배)·노가다(노동·159명) 등의 순으로 답했다.
호치케스(스테이플러·145명), 땡땡이무늬(물방울무늬·142명), 땡깡(투정·117명), 오케바리(좋다·104명), 망년회(송년회·93명), 쇼부(승부·88명), 고참(선임·83명) 등도 빈번하게 쓰이는 일본어로 집계됐다.
두 팀은 광복 70주년을 맞아 지난 4월 28일부터 5월 7일까지 '언어문화 개선을 위한 일본어 잔재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P이다.
대학생들은 '일본어 잔재에 대한 정보를 가장 많이 접하는 매체'로 인터넷(66.7%), TV(25%), 라디오(5.3%), 신문(2.7%), 잡지(0.29%) 등의 차례로 답했다.
'광복 70주년을 맞는 오늘날까지 일본어 잔재가 사라지지 않는 가장 큰 이유'에 대해서는 '국민의 무관심'(27.0%), '일본어 잔재에 대한 교육 및 홍보 부족'(26.57%), '정부의 무관심'(26.14%), '언어문화 자체에 대한 무관심'(20.29%)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 용어들을 우리말로 바꿔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59.4%가 '바꿔야 한다'는 견해를 피력했고, 39%는 '그대로 사용해도 무관하다'고 대답했다. 1.57%는 '바꾸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을 골랐다.
'일본어 잔재를 우리말로 왜 바꿔야 하느냐'는 질문에는 247명(35.29%)이 '우리말을 지켜나가야 하기 때문'이라는 답변을 선택했다. 그러나 '이미 널리 사용되고 있어 의사소통에 문제가 없기 때문' (187명·26.71%), '일본어 잔재는 강제로 들어온 문화이기 때문'(181명·25.86%), '다른 외국어들도 많이 사용되고 있기 때문'(85명·12.14%)이라는 이유로 바꿀 필요가 없다는 응답도 적지 않았다.
서 교수는 "나라를 찾은 지 70년이 된 지금 상황에도 우리 사회에 만연한 일본어 잔재들의 현 실태를 조사,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점차 우리말로 바꾸는 작업을 모색하고자 설문 조사를 기획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범국민 언어문화개선운동 홍보대사로 활동 중인 그는 "이번 조사를 바탕으로 일본어 잔재 청산을 위한 동영상 제작 및 배포, 전국 각 도시 공연 등을 통해 오는 6월부터 '언어문화 개선 캠페인'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