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12일 발표…야당 등 거센 반발 예상
정부가 내주 초 중·고등학교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여부를 확정, 발표한다.
그동안 현행 검정체제 강화와 국정화 전환을 모두 검토해왔지만, 국정교과서로 전환해 단일 교과서를 발간하기로 사실상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7일 "균형잡힌 교과서를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가 많이 나오는 상황"이라며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전반적으로 국정화로 가는 분위기는 맞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이날 서울 쉐라톤그랜드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세계한인회장단 초청 재외동포정책 포럼에서 "우리 미래세대가 긍정적·창의적 사고를 갖고 도전함으로써 우리나라를 발진시키도록 하기 위해서는 역사교과서를 국정 교과서로 전환하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도 '균형잡힌 역사교과서'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국정화 필요성을 간접적으로 부각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한국사 교육의 전반적이고 일반적인 문제점에 대해서 박근혜 대통령께서 공개적으로 우려를 표한 적이 있다"며 "균형잡힌 역사교과서를 개발해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다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교과서 국정화 문제에 대해 "교육부와 새누리당이 교육적 관점에서 정할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8일 국정감사가 끝나고 다음 주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전환을 공식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교육부는 국무회의를 하루 앞둔 이달 12일 발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국정화 여부를 결정했느냐는 질문에 "국정감사 이후 발표할 것"이라며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교육부는 국정교과서를 2017학년도부터 중·고등학교에 적용하고 편찬을 국사편찬위원회에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한국사 교과서는 2002년 국사에서 '근현대사'가 분리돼 검정으로 바뀌었고 2010년 기존 국정인 국사와 검정인 근현대사가 다시 합쳐져 검정체제로 일원화됐다.
그동안 보수진영은 이념적으로 균형잡힌 한국사 교과서를 만들고 사회적 논쟁을 최소화하려면 국정 교과서가 바람직하다는 논리를 펴왔다.
반면 야당과 진보 학계 등에서는 국정화로 결정되면 정권의 입맛에 맞는 교과서가 만들어질 것이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역사 교과서의 국정화는 유신독재 시대, 비이성의 시대로 되돌리려는 시도"라며 강력한 저지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한국사 교과서의 국정화 결정이 발표되면 후폭풍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