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난연구원 전망…"살인사건 빈도 2배로 증가 가능성도"
(서울=연합뉴스) 하채림 기자 = '마른장마'와 한여름 더위가 길어지는 추세가 이어져 폭염이 한 달간 지속하는 상황이 발생하면 더위로 인해 사망자가 1만명 추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제기됐다.
폭염 현상이 장기화하면 기차운행 중단 등 '교통대란'과 함께 살인사건 빈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안전행정부 국립재난안전연구원은 2020년 여름철에 폭염이 한 달간 계속되는 상황을 가정해 그 피해를 예측한 '퓨처 세이프티 이슈' 보고서를 28일 발간했다.
폭염주의보는 하루 최고기온이 33도 이상인 날이 이틀 연속 이어질 때 발효된다.
현재 연평균 폭염 발생일은 10일 정도이지만 2050년에는 폭염 일수가 현재의 3∼5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의 '마른장마'와 장마 후 한여름 폭염 기간이 길어지는 추세로 볼 때 2020년께 폭염주의보가 30일 이상 계속되는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연구원은 전망했다.
실제로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난 1994년 대구에서는 30일간 폭염주의보가 계속됐다.
이러한 '더위지옥'이 전국적으로 발생하는 시나리오를 가정한 결과 세균성질환과 면역력 저하 등 건강문제와 사건·사고에 따른 추가 사망자가 1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또 도로 열기로 타이어가 잇따라 폭발하면서 교통사고가 늘고, 기차선로가 변형돼 탈선위험이 커지면 철도 운행이 대거 중단되는 등 교통대란이 빚어질 수 있다.
더위와 살인사건 발생률의 상관관계를 고려할 때 한 달 이상 폭염이 지속하면 살인사건 발생률도 2배 이상으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됐다.
아울러 농수산업·수자원·에너지 등 인프라와 산업 전반에서 심각한 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커지게 된다.
연구원은 폭염으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냉방기기에 의존하는 '무더위쉼터'보다는 무전력 냉방 수단을 개발해 적용하는 것이 더위 피해를 줄이는 데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또 뎅기열 등 아열대성 질병 증가를 막을 대책을 사전에 마련하고, 정보와 예방책을 국민에 적극 홍보해야 한다고 연구원은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