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상청은 21일 전국이 흐리고 비가 오겠고, 제주도와 전라남북도, 경상남도는 낮에, 충청남도는 저녁에 그치겠다고 예보했다. 오늘부터 내일(22일) 새벽 사이에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돌풍과 함께 천둥.번개가 치고 국지적으로 시간당 30mm 내외의 강한 비와 함께 많은 비가 오는 곳이 있겠으니, 비 피해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기상청은 당부했다.
구멍 만들기-전략(64)
비난․비판시 빠져나가는 비상구_책임 회피책(8월21일 목요일)
(서울=센서블뉴스) 일기 예보와 관련해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 만들기’를 한다고 한다. 일례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중부지방에 50㎜의 비가 내렸습니다. 앞으로 50~70㎜의 비가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곳에 따라서는 최고 150~200㎜의 비가 내릴 수도 있겠습니다. 안전사고에 유의해 비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하겠습니다”라는 예보를 한다.
여기서 굳이 “최고 150~200㎜의 비가 내릴 수도 있겠습니다”라고 언급하는 것은 예상 밖의 폭우에 따른 피해가 발생했을 때 시민들로부터 제기될 수 있는 비난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책임을 회피하고 빠져나갈 수 있는 ‘구멍’을 만드는 것이다. 과학 기술이 아무리 발달해도 천재지변이나 자연현상을 100% 정확하게 전망할 수 없다. 99.9% 정확하게 예보하더라도 나머지 0.1%의 오류가 큰 피해와 재난을 낳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볼 수 있다.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치를 때면 “이번 수능 문제는 평이하게 출제했습니다. 하지만 일부 문제는 어려울 수도 있겠습니다”라고 출제위원들이 설명할 때가 있다. 시험 후 문제가 너무 어려웠다는 비판이 나올 때 빠져나가기 위한 구멍을 만든 것이다. 구멍 만들기는 개인이나 조직의 책임을 벗기 위한 논리다.
항상 빠져나갈 수 있는 변명 거리를 확보하는 게 중요할 때가 있다. 교통사고 목격자도 “좌회전 차량이 잘못한 것 같다. 확실치는 않지만 신호를 위반한 것 같다”며 추정 식으로 증언해야 할 때가 있다. ‘말끝 흐리기’를 통해 오인 목격의 책임을 피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사고 내용을 단정적으로 진술하고, 이 내용이 나중에 폐쇄회로(CC)-TV 화면과 다르면 큰 곤욕을 치를 수 있다. 업체가 물품을 판매할 때도 “결함이 있는 물품은 교환해준다”고 덧붙여주는 것도 비슷한 논리라고 할 수 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