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나먼 여행

회색빛 도시, 어느 집 앞에 한 소녀가 몸을 잔뜩 웅크리고 앉아있다. 소녀는 엄마, 아빠, 언니에게 같이 놀자고 조르지만 모두 바쁘기만 하다. 풀죽은 소녀는 자기 방에 들어갔다가 빨간색 마법 펜을 발견한다.

펜으로 벽에 문을 그리자 환상의 세계가 펼쳐진다.

소녀는 폭포수 아래로 떨어지거나 커다란 새장 안에 갇히는 등 위기를 만날 때마다 마법 펜을 이용해 위기에서 벗어난다. 하지만, 새장에 갇힌 보라색 신비의 새를 구하다 마법 펜을 잃어버리고 마는데…과연 소녀는 무사히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  

최근 출간된 그림책 '머나먼 여행'(웅진주니어)은 글 없는 그림책이다.

글 한 줄 없이 그림과 색상 변화만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 소녀를 위기 때마다 구해주는 마법 펜, 환상의 세계에서 만난 신비의 새 등은 빨강, 보라 등 선명한 단색으로 그려져 있어 한눈에 쏙 들어온다.  

글 없는 그림책의 가장 큰 장점은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아이들도 그림을 보며 마음껏 상상하며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의 권위 있는 아동문학상인 칼데콧 아너상 올해 수상작이다.

첫 그림책으로 칼데콧 아너상을 받은 미국 그림책 작가 에런 베커는 대학 졸업 후 떠난 세계 일주 여행에서 영감을 받아 이 작품을 구상했다고 한다.

그림책을 펴낸 웅진주니어는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2학년생을 대상으로 '머나먼 여행' 스토리텔링 대회를 연다. 이 그림책을 보고 자유롭게 이야기를 만들어 내년 1월16일까지 응모하면 이 중 상상력이 뛰어난 이야기를 뽑아 시상한다. 작가인 베커가 직접 심사에 참여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