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모바일 App 사용자에게는 실시간 전송!



류시화 시인하면 인도, 네팔, 명상, 오쇼 라즈니쉬 등의 단어가 함께 떠오른다. 2012년 발표한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은 류시화의 두 번째 시집 이후 15년 만에 낸 시집이다. 작가는 그 이유로 "주로 길 위에서 시를 썼기 때문에 완성되지 못한 채 마음의 갈피에서 유실된 시들이 많았다"고 밝혔다.
 
시인은 "삶에는 시로써만 말할 수 있는 것이 있다"고 정의하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세 번째 시집역시 마치 다른 행성, 혹은 과거나 미래에서 온 글같은 느낌이다. '류시화식'이다. 그럼에도 편안함과 따뜻함을 주는 이유는 꽃과 별, 새와 벌레 등 우리를 둘러싼 존재가  늘상 들려주던 이야기처럼 시인을 통해 전해지기 때문일 것이다.
 
눈보라를 피해 날아들어 온 멧새 한 마리를 허락하는 늙은 개가 있다. 늙은 개는 일 년 내내 잡으려고 쫓아다니던 그 멧새를 '못 본 체하고', '입 속으로는 투덜거리면서' 자기 집에 들여보내 준다. 사람들이 말하는 '자신을 비운 초월적인 사랑'만이 우리를 구원하는 것은 아니다.
 
시를 쪼개어 의미가 훼손될까 두렵지만, 류시화의 이야기를 잠깐이나마 소개하고픈 욕심이 인다. "시가 될 첫 음절, 첫 단어를/당신에게서 배웠다" '어머니'의 한 부분이다. 시인은 첫 소리, 첫 발음, 첫 의미, 첫 말, 첫 의미가 어머니에게서 배운다.
 
"인간이란 무엇인가/이해하기 때문에 사랑하는 것인가/사랑하기 때문에 이해하는 것인가/무표정에 갇힌 격렬함/불완전함 속의 완전함/너무 오래 쓰고 있어서 진짜 얼굴이 되어 버린/가면/혹은,날개가 아닌 팔이라서 날 수 없으나/껴안을 수 있음" - 직박구리의 죽음
 
"우리를 만지는 손이 불에 데지 않는다면/우리가 사랑한다고 할 수 있는가/기억을 꺼내다가 그 불에 데지 않는다면/사랑했다고 할 수 있는가" - 첫사랑의 강
 
이홍섭 시인은 "많은 독자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정화할 것이라 믿는다"고 이 시집을 소개했다. 오랫동안 숙고한 언어, 명상으로부터 길어 올린 지혜, 그리고 진솔한 자기 고백이 그 길을 열어 주기 때문이란다. 또 이문재 시인은 류시화의 시를 '감응의 시'라고 했다. 시의 대상을 끌어 안으면서 공감과 연대의 차원으로 확장된다는 설명이다.
 
'먼 곳'에서 날아 온 류시화의 시는 읽는 이의 감수성을 자극하기에 충분하다.
 
* 이런 분께 추천 : 시가 필요한 분, 류시화를 통한 사물의 이야기가 듣고픈 분


목록으로
오늘 0 / 전체 14
no. 제목 작성자 조회수 작성일
22

돌 씹어먹는 아이   image

센서블뉴스42842014년 12월 21일
21

여자, 글로 말하다 - 자기록 image

센서블뉴스43752014년 12월 13일
20

머나먼 여행 image

센서블뉴스38712014년 11월 20일
16

Y의 비극 image

센서블뉴스46052014년 10월 19일
14

고역열차 image

센서블뉴스43282014년 10월 3일
12

눈뜬 자들의 도시 image

센서블뉴스44242014년 9월 10일
9

황천기담 image

센서블뉴스43702014년 8월 15일
8

신데렐라 카니발 image

센서블뉴스40882014년 8월 8일
7

유령..'리니지'와 '탈북자' image

센서블뉴스42432014년 8월 4일
5

90000리  image

센서블뉴스38392014년 7월 29일
4

나의 상처는 돌 너의 상처는 꽃 image

센서블뉴스41732014년 7월 26일
3

나가사키..지독히 외로운 쉰여섯 살 남자와 쉰여덟 살 여자의 이야기 image

센서블뉴스43282014년 7월 22일
2

파리 젖 짜는 사람 image

센서블뉴스40292014년 7월 20일
1

피그말리온 아이들 image

센서블뉴스38342014년 7월 17일


센서블뉴스  서울특별시 중구 삼일대로 343, 9층     Tel : 010-4507-1006     E-mail: sensiblenews@naver.com
인터넷신문  등록 번호(발행일) : 서울, 아03069(2014.03.27)    사업자 번호 179-81-00931    통신판매업 신고 : 2019-서울종로-1516 
Copyright © (주)센서블뉴스 All rights reserved.     발행인·편집인 : 문성규   청소년보호책임자 : 문성규     회사 소개 | 이용약관 | 개인정보취급방침 및 청소년보호정책 | 뉴스제보 | 광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