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주관한 중국이 세련되고 빠르게 그리고 무섭게 동아시아 주도권을 잡아가고 있다. 중국은 APEC회의 직전 역사와 영토문제로 첨예한 갈등을 빚은 일본과 전격적으로 정상회담에 합의했다. 그런 뒤 실제 정상회담에선 일본 아베 총리에게 '홀대'하는 모습을 연출하며 자국의 불만 사항을 우회적으로 드러내기도 했다. 중국은 미국에 대해서는 북한을 지렛대로 삼았다. 국제사회에서 인권문제로 코너에 몰린 북한에 대해 제재반대 입장을 내비치고, 이에 대한 반대급부로 북한에 억류중인 미국인 석방에 입김을 행사해 대미외교를 자신의 의도대로 풀어나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러시아에 대해서는 '케이스바이케이스' 식 공조를 하면서 끈끈한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APEC 회의에서 완벽에 가까운 시나리오를 작성.실행하는 중국 외교당국과 대북전단이라는 소소한 사안에 발목이 잡혀 갈팡질팡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는 한국 정책당국이 대비가 되고 있다.
수순 밟기-전략(51)
단계론적 사고와 행동이 중요할 때도_'순리대로 일처리'(11월12일 수요일)
(서울=센서블뉴스) 중국이 최근 강대국이 되기까지의 과정은 ‘도광양회’에서 ‘대국굴기’로 요약할 수 있다. 남몰래 조용히 힘을 기른 뒤 대국으로 우뚝 서 국제 사회에서 할 말을 하는 국가로 변신한 것이다. 자신이 어려울 땐 힘을 기르고, 힘이 비축되면 외부에 발언권을 행사한다는 것이다.
어린 아이는 먼저 기어가는 연습을 한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고 서서히 걸음마를 배운다. 걸음마가 익숙해지면 달리기도 할 수 있다. 단계론은 ‘순리 전술’이라고 볼 수도 있다. 어느 도시에서 국제경기를 개최할 때 아시안게임을 먼저 유치하고 이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른 뒤 올림픽을 유치한다. 대개가 올림픽을 먼저 유치하진 않는다.
어떤 일을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시험 삼아 가벼운 것을 해 볼 때가 있다. ‘워밍업’ 삼아 해본다고 한다. 신입사원이 중요한 일을 떠맡을 수는 없다. 조직의 상사는 워밍업을 하도록 가벼운 일부터 맡긴다. 그런 다음 기술을 익히게 하고 솜씨를 발휘할 수 있도록 한다. 수영을 배울 때도 기초적인 것부터 배워 단거리를 이동한 뒤 응용 동작을 익혀서 장거리를 헤엄쳐 간다.
비난이나 징계를 할 때도 단계론을 밟을 때가 있다. 축구 경기에서 반칙을 한 선수에게 ‘옐로우카드’로 경고한 뒤 한 번 더 반칙하면 ‘레드카드’를 내밀어 퇴장시킨다. 수순을 밟는 것이다. 단계론적인 사고와 행동이 중요할 때가 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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