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분단의 장벽을 무너뜨리는데 세계가 함께 나서주기 바란다"며 국제사회에 한반도 통일을 지지해줄 것을 호소했다. 또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 한국전쟁 당사자가 비무장지대(DMZ)에 세계생태평화공원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은 북한의 인권문제와 탈북자 문제를 거론해 북 당국을 자극했다. 박근혜 정부는 남북관계 개선에 물꼬를 틀 수 있는 인천아시안게임 북한응원단 참여 문제를 풀지 못했다. 북한이 심각한 체제 위협으로 판단하는 대북 전단살포는 "법적 근거나 명확한 규정이 없어 제한시키지는 못한다"는 입장이다. 5.24조치 해제 문제는 기본 방침이 무엇인지 헷갈리게 하고 있다. 남북관계와 북한, 통일 문제에 대해 엇갈린 가치를 추구하는 형국이다.
이중신호 보내기-전략(67)
한 사람에 상반된 두 가지 말_'엇갈린 가치 동시 충족'(9월26일 금요일)
(서울=센서블뉴스) 사회 초년병 시절 연인으로 지내다가 헤어진 A와 B가 10여 년 후 길에서 우연히 만났다. A는 B와의 옛 감정을 떠올리며 만남을 이어가고 싶었지만 사회적 통념에 어긋난다는 판단이 들었다. 둘은 각각 다른 사람과 결혼한 기혼 남녀이기 때문이다. A는 꾀를 냈다. B에게 전화나 문자로 안부를 묻고 커피를 마시자고 자주 불러내는 한편 B를 만날 때마다 “가정을 잘 지키고 가족에게 잘 해줘라”고 당부한다. 밴드나 카톡 등 SNS를 할 때도 항상 B의 가정과 가족을 걱정하는 말을 덧붙인다. 옛 연인과의 만남을 이어가면서 도덕성도 충족시키는 것이다.
한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할 때 통상 한 가지 주장을 한다고 생각한다. 또 그렇게 하는 사람도 많다. 하지만 두 가지 신호를 동시에 보낼 때도 있다. 특히 상반되는 주장을 동시에 할 수 있다. 두 가지 혹은 세 가지 희망 사항을 동시에 충족시킬 수 있는 논리이다. 엇갈린 신호를 접수한 사람은 헷갈려 하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은 국가 간, 업체 간, 조직 간의 관계로 확대할 수 있다. 강대국인 A국가가 약소국인 B국가에 대해 인권과 정의에 기반한 민주주의를 구현하라고 요구한다. 아울러 자국에 우호적인 독재 정권의 유지를 희망한다. A국가는 민주주의 요구와 독재 정권 선호라는 두 가지 욕구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자국의 국익에 부합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업 같은 조직도 하청업체 등에 대해 상반된 욕구를 동시에 추구하기도 한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