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타기-싸움(27)
초점 흐리기_'상대 깎아내리고 본인 높이고'(7월17일 목요일)
(서울=센서블뉴스) 검찰과 경찰이 ‘수사권 독립’과 관련해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을 때 한 쪽의 비리가 드러나 여론의 비판을 받을 때가 있다. 이때 상대의 비리 의혹도 언론에 보도되도록 해서 자신의 비리에 물 타기를 할 수 있다. 검찰의 비리가 드러나면 경찰도 비리가 있다는 식이고, 경찰의 비위 행위가 밝혀지면 검찰도 있다는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다.
물 타기는 피해가 있거나 비난․비판을 받을 때 이를 혼자만 덮어쓰지 않겠다는 논리로 활용된다. 초점과 핵심을 흐리는 전략과 유사하다. 상대가 쟁점화 하지 못하도록 본질을 흐리는 것이다. 경쟁 상대가 큰 실리를 취하거나 주목을 받을 때 물 타기를 한다. 그래서 이익을 나눠가지고 주목을 돌리는 것이다.
정치권에서 대통령선거 등 큰 선거를 앞두고 경쟁 후보가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때가 있다. 이때 ‘긴급 회견’이나 ‘언론사 보도․편집국장단 간담회’를 열어서 이목을 돌린다. 이튿날 신문 지면을 경쟁 후보에게 모두 내주지 않고 자신들의 주장이나 활동상도 집어넣겠다는 것이다.
물 타기와 함께 사용되며 간혹 헷갈리는 게 ‘물갈이’라는 말이 있다. 물갈이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에서 기존의 사람들을 많이 바꿀 때 ‘물갈이 인사’라는 형태로 사용된다. 말 그대로 물(인물)을 가는 것이다.<끝>
<관련 기사>
살해된 서울 강서구 재력가 송모(67)씨가 남긴 뇌물장부를 둘러싼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장부에 등장하는 수도권 검찰청 A 부부장 검사 이름 옆에 적힌 금액을 파악하는데 혼선을 겪자 '축소 수사' 논란이 일었다.
검찰이 언론에 A검사가 받은 금액이 '2차례 300만원'이라고 밝히자 곧바로 "장부에 적힌 금액이 1천만원이 넘는다"는 내용의 경찰 정보가 보도된 것이다.
남부지검이 확보한 장부는 유족이 일부를 수정액으로 지우는 등 훼손한 상태에서 전달돼 검찰이 정확한 내용을 알지 못한 반면, 경찰은 훼손 이전의 깔끔한 형태의 장부 복사본을 갖고 있어 검찰보다 상세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었다.
이 장부에는 5명의 전·현직 경찰관 외에 추가로 경찰관의 이름이 등장했을 가능성이 있어 경찰 측이 이를 덮으려고 한 것이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