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정부와 시.도교육청, 여당과 야당이 갈등을 빚어온 누리과정(3~5세 무상보육 지원) 예산 편성 문제가 일단락됐다. 국비를 누리과정 예산에 우회 지원하는 방식으로 여야가 합의한 것이다. 누리과정 예산을 일단 시.도교육청이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부담하고 부족분은 지방채를 발행해 충당하기로 했다. 중앙정부는 지방채 이자를 보전해주고, 교육부의 예산을 증액해 누리과정예산 편성으로 인한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해소하기로 했다. 그간 시.도교육청과 야당은 누리과정 예산 편성에 대해 "현 정부의 공약사항"이라며 국고 지원을 요구한 반면 중앙정부와 여당은 "시.도교육청의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법적인 의무사항"이라고 선을 그었다. 여야가 누리예산 편성은 합의했지만, 야당은 내년 누리과정 확대에 따른 추가 예산소요액인 5천여억원의 지원을 주장하고 있고, 여당은 2천여억원 정도만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여 불씨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둘러치기-상술(52)
제3자 찔러 일 되도록_'구상권 행사하고 전세 안고 사고'(11월26일 수요일)
(서울=센서블뉴스) 어떤 사안을 처리할 때 직접적.직선적으로 하기 보다는 제3자 혹은 제4자를 끼워 넣으면 효과가 클 때가 있다.
장.차관급 고위 간부가 정책을 입안, 추진할 때 소관 상임위원회 국회의원이 반대하는 경우가 있다. 장.차관은 사실상 국회의원의 감시.감독을 받는 위치에 있다. 이때 바로 설득에 나서기 보다는 이 국회의원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지역구민이나 지역노인회 등을 통해 “압력을 넣어 달라”고 부탁하기도 한다.
국가 간에도 활용된다. A국가와 B국가가 적대적 관계이지만 A국이 B국의 절실한 도움을 받아야 할 사안이 발생할 수 있다. 이때 C국가를 집어넣을 수 있다. C국가가 B국가의 평소 어려운 문제를 비밀리에 해결해준다. 그 대가로 B국가는 A국가의 도움 요청에 응해준다. 그러면 A국가는 이후에 C국가에 보답을 한다. A국이 C국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 것이다.
정부가 8월 초.중순 ‘블랙아웃(대규모 정전사태)’을 막는 데 비상이 걸렸다. 이에 정부는 학원연합회 등에 학원의 여름방학 기간을 기존의 7월말에서 8월 초.중순으로 조정해 달라고 했다. 직장인들이 8월 초.중순에 자녀들과 휴가를 가면 이 기간에 전기 사용이 크게 줄어드는 것을 염두에 둔 것이다. 정부가 직장인들에게 바로 휴가를 조정해 달라고 하지 않고, 학원을 통해 간접적으로 말을 해서 이를 관철시킨 것이다. ‘둘러치기’를 한 것이다.
집을 구할 때 “전세를 안고 산다”라는 표현을 한다. 집을 매입한 뒤 바로 입주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 전세 입주자를 그대로 살도록 하거나 새로운 전세 입주자를 들이는 것이다. 집을 살 돈이 부족할 때 쓰는 방법이다. 남의 채무를 대신 갚아준 뒤 그 돈을 채무자에게서 받아낼 때 “구상권을 행사한다”라고 한다. 모두 둘러치기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규모가 크고 인력이 많은 조직에서는 노회한 직원들이 순진한 부하 직원이나 젊은 신입사원 등의 감정에 불을 질러서 반대(적대) 세력을 타도하는 데 앞장서도록 하기도 한다. 쉽게 말해 ‘손 안 대고 코풀기’를 하는 것이다. 본인이 원하는 행동.발언이 일어날 수 있도록 음지에서 ‘작업’을 하는 경우도 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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